이순신에 비견할 인물들 이야기를 하려면....... by 연성재거사

흔히 이순신李舜臣(1545~1598)을 다른 인물들과 비견할 때 종종 예시로 들었던 인물이 영국의 넬슨 제독(Horatio Nelson. 1758~1805)이다. 둘 다 조국을 위기에서 구한 해전사의 영웅이라는 점이 공통분모인데, 이 비견은 이미지로는 적당하지만 군사적으로는 그렇게 적절한 비유라고 생각되지는 않는다. 넬슨은 그가 상대했던 프랑스 해군이 혁명기를 거치면서 많이 망가졌던 상태였던데다가, 넬슨이 보여준 전술들 역시 그의 선배 제독들에게서 대부분 볼 수 있는 것들이다.
전술사의 측면에서 보면 이순신을 비유로 들어야 하는 인물은 로이테르(Michiel Adriaanszoon de Ruyter. 1607~1676)로 봐야 한다. 이순신이 노선시대 전술의 최고점을 보여준 동시에 범선시대에 나오는 전략을 구사했다면, 로이테르는 범선시대의 전술을 거의 다 정립한 인물이기 때문이다.(이순신이 가지는 전술사적 의미는 전에 다룬 적이 있기 때문에 여기서는 생략한다)
이런 것들과는 별개로 실전에서 작전수립 성향을 보면 이야기가 잘 되지는 않았지만, 스프루언스(Raymond Ames Spruance. 1886~1969)와 상당히 유사하다는 생각이 든다.


모 백과에서는 그냥 간단하게 드립처럼 이야기하고 넘어가고 있지만 신중하고 정확한 판단력, 어떤 어려움에도 흔들리지 않는 냉정함, 아군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적의 피해를 극대화하는 지휘관으로써의 역량은 두 사람이 매우 비슷하다. 지휘 성향 때문에 전과확대를 원하던 주변에서 욕을 많이 먹었지만, 여기에 대해 크게 반응하지 않은 점도 매우 비슷하다.(우리가 이순신의 『난중일기』를 무단으로 읽어서 그렇지, 『난중일기』를 제외하면 이순신이 자신에게 쏟아진 비판에 대해 이야기한 자료가 생각처럼 많질 않다)
다만 차이점이 있다면 스프루언스는 동시기 미 해군에 다른 쟁쟁한 명장들이 워낙 많았던데다, 스프루언스의 능력을 전적으로 신임했던 상급자들-특히 참모총장 어니스트 킹(Ernest Joseph King. 1878~1956)이 누구보다도 강력하게 스프루언스를 지지해주었다. 그리고 원균같은 사람이 없었다는 행운이 있었다 그나마 사후에 일본측 자료를 확인하게 되면서 재평가를 받게 된 스프루언스와는 달리, 이순신은 칠천량해전으로 인해 그의 판단이 옳았으며, 이어 벌어진 명량해전으로 누구도 그를 대신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 사람들의 이미지에 각인된 정도의 차이를 만든것이 아닐까 싶다.

막짤은 오랜만에 뚜정이로 마무리 ㄳ

덧글

  • 無碍子 2018/05/27 09:39 #

    홀시는 레이테의 뻘짓에도불구하고 원수가되었는데 스프런스는 별흠없음에도 원수가되지못한걸보면, 정치력(중앙정부와의 소통)부재까지 닮았죠.
  • 도연초 2018/05/27 11:15 #

    홀시제독은 그 유명한 kill more japs! 와 달리 스프루언스 제독은 인상에 남을 만한 명언 같은게 없다보니 더더욱 뭍힌게 아닌가 하고요.
  • 연성재거사 2018/05/28 00:09 #

    확실히 일본군 상대로 화끈한 이미지를 보여준 할지에 비하면 임팩트가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긴 합니다-_-;
  • 소시민 제이 2018/05/27 15:47 #

    킹 제독이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내가 미 해군 전체에서 머리가 가장 좋다. 스프루언스 빼고."

    여담으로 저 분은 스티븐 시걸의 원조 시죠.

    표정 변화가 거의 없었다고 합니다.

    그래도 의회가 그렇게 원수 진급 반대를 했어도, 대우는 이미 원수 대우 받으셨다는게 다행.

  • 연성재거사 2018/05/28 00:10 #

    그런데 본인이 딱히 그런데 욕심이 없던 것 같긴 합니다. 태평양함대 사령관 다음으로 간 자리가 본인이 하고 싶었다면서 해군사관학교 교장으로 갔으니......
  • 대한제국 시위대 2018/05/29 08:18 #

    두 세균(이균, 원균)의 트롤짓에도 불구하고 왜군을 관광보낸 갓순신 제독니뮤ㅠㅠ
  • 연성재거사 2018/05/30 01:49 #

    해군참모총장과 직속상관(태평양함대사령관)이 모두 빽이 되준 것에 비하면 이순신은 뒷배가 안습-_-이라.....
  • 별바라기 2018/05/29 20:53 #

    이상하리만치 전과의 확대만 높이 평가하는 경향이 있는데, 사실 주어진 전력을 큰 손실 없이 보존하고, 이후 전투에서 활약하도록 만드는 것도 큰 성과입니다.

    핼시의 경우야, 니미츠와 생도시절 같이 활약했던 경험도 있고, 이미 1차대전때부터 대서양함대의 어뢰정전대를 지휘하고 또 성과를 거두었지요. 인간적인 면모도 좋아서, 장병들에게 평도 굉장히 좋았고, 오자와의 낚시질에 낚였을때도 휘하 장병들도 그를 이해한다고 했고...
    핼시의 일화중 Kill Japs! Kill Japs! KILL MORE JAPS!!! 라는 명대사를 만들긴 했지만, 정작 핼시 본인은 동양계 미군병사들에게 관대했다고하고, 혹시라도 JAPS 때문에 동양계애들 괴롭힌다는 소리나오면, 본인이 직접 묵사발을 내버릴꺼라는 이야기도 했었지요 (....) 니미츠가 쌩쌩한 선배들 제끼고, 태평양함대 사령관에 부임했을때, 이래저래 이야기가 많이 나왔데, 핼시는 이러한 사태에 일갈하면서, 니미츠를 추켜세워 주었지요.

    게다가 그의 후견인 역할을 했던 상원의원 칼 빈슨의 강력한 지지가 있었으니, 원수 진급이 가능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덕분에, 스프루언스는 손해를 볼 수 밖에 없었구요. (.....)

    P.S) 뚜정이 귀엽습니다 뚜정이...
  • 연성재거사 2018/05/30 01:52 #

    사실 스프루언스도 할지와 견주어보면 원수 진급을 할 수도 있었는데, 결국 의회 반대 때문에 못했죠. 안습은 사후에 일본측 자료를 열람해보니 스프루언스의 판단이 맞았다는 것이 입증되었다는거........ㅡㅜ

    PS) 아리아나 동그란데라고........(어이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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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사역사학 엄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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