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왕의 어록 by 연성재거사

시작은 미리보기 방지용 막둥이짤

다음은 15세기 어느 국왕의 어록 중 일부이다.

吾無甚過於人者. 但幼志不變, 蔑視金玉, 不好酒色, 與人忠信耳.
나는 다른 사람보다 지나치게 나은 것이 없다. 다만 어릴 때의 그 뜻이 변하지 않았고, 금과 옥 등의 재산을 멸시하여 왔으며, 술과 여색을 좋아하지 않았고, 사람과 더불어 충신忠信으로 사귀어 왔다.

我無過人者. 凡事之來, 必先見可而後行之, 見不可則決不爲矣. 惟義是從, 莫或利動.
나는 남보다 지나치게 나은 것이 없다. 무릇 어떤 일이 닥쳤을 때, 반드시 옳은 것을 본 연후에 행하고, 옳지 않은 것이 보이면 결단코 하지 않았다. 오직 의로운 것만을 좇고, 이해에는 전혀 동요되지 않았다.

이것만 놓고 보면 성인군자의 발언처럼 보일 것이다. 사치를 싫어하고, 사람을 신의로 사귀고, 어떤 일을 할 때 이익 보다는 당위성을 먼저 놓고 판단하는 정치가가 몇이나 될까?

하지만 감격할 필요는 없다. 이 발언의 주인공은 다름아닌........






























































































































































































세조-_-;;;; (A.K.A 수양대군)
(사진은 『선원보감』에 실린 세초의 초상 목판화)

세조는 여러모로 자신을 과시하기를 좋아했다. 『세조실록』 「총서」의 후반부에는 일상 중에 깨닫는 게 있으면 그때마다 기록해 두었다는 어록이 수록되어 있는데, 위에 인용한 글은 바로 그 어록의 일부-_-;;;이다.


그의 행적을 아는 사람이라면 상당히 낯이 가려운 부분이다. 말은 저렇게 했지만, 세조는 제멋대로 혹은 살벌하게 신하를 구타하고 희롱하거나 겁을 줬다. 거친 행동과 남자다운 행동을 분간하지 못하는 모습도 보였는데, 한번은 역사책을 읽다가 송 태조(조광윤)가 도끼자루로 신하를 때려 이빨을 날린 기록을 읽고 송 태조를 칭찬했다. 그 사람 평생에 유일하게 행한 과감한 행동이었다는 것-_-;이다.(『세조실록』세조 1년(1455) 8월 5일)
이런 사람들이 종종 그렇듯이 세조는 과시욕과 자화자찬의 성격이 강했다. 『세조실록』에 실린 어록도 그런 차원에서 나왔다고 볼 수 있다. 한문에는 시제가 없기 때문에 과거형으로 번역했지만, 자기가 정말 이렇게 살았다는 자화자찬성 회고인지 아니면 이렇게 사는 것이 좋다고 단순히 훈계하는 것인지는 모르겠다. 본인의 명예를 위해서는 후자가 훨씬 도움이 될 것 같지만.

마지막은 기분전환을 위한 막둥이 짤로 마무리 ㄳ

덧글

  • 별바라기 2016/07/18 20:31 #

    그래서 조카를 내쫒고 죽이고, 그의 충신들을 죽이고... (읍읍...)

    나날이 회춘하여 나이를 찾아가는 막둥이...
  • 위장효과 2016/07/18 20:49 #

    그 와중에 점점 더 어려지는 언니들...
  • 연성재거사 2016/07/19 17:32 #

    해놓은 것을 감안하면 저 발언이 전혀 공감이 안 갑니다.ㅡ.,ㅡ

    나날이 어려지기는 한데, 언니들에 비하면 갈 길이 멉니다. 철컹철컹(응?)
  • 위장효과 2016/07/19 17:49 #

    일단 피지컬에서부터 막둥이가 언니들을 능가하는...을 넘어서 넘사벽이니 말이죠...(최단신 믕지에 다리알 뽐, 외모 센터이긴 하지만 성숙미에서는 떨어지는 손나노, 점점 어려지는 냄쥬, 걸그룹계에서 동안 순위권인 롱리다...)
  • 위장효과 2016/07/18 20:51 #

    세조가 자기 형한테 뭐라고 아부 떨었더라...그래놓고는 그 아들을 어떻게 죽였던가...

    뭣보다도 할아버지, 아버지, 형이 제대로 세워놓은 국가 기반에 똥칠을 해버렸고...(할아버지가 그토록 제거하려고 노력한 권신들을 오히려 키워버렸으니, 계유정난당시 내세운 명분같은 거 본인이 다 날려버린 셈)
  • 연성재거사 2016/07/19 17:32 #

    그걸 감안하면 저 어록이 참......-_-;;;;
  • 을파소 2016/07/18 21:54 #

    소헌왕후나 문종 둘 중 한 명이 좀만 더 오래 살았으면 저꼴 안 봤을텐데 말이죠.
  • 연성재거사 2016/07/19 17:31 #

    하다못해 생모라도 좀 오래 살았으면......(...)....
  • 나인테일 2016/07/18 23:57 #

    공자가 무덤에서 일어나 죽빵을 날릴 소릴 잘도(...)
  • 연성재거사 2016/07/19 17:33 #

    뭐 그만큼 철면피에 자기과시욕이 강한 사람이긴 했습니다만.......(...)...
  • 대한제국 시위대 2016/07/19 01:38 #

    키아! 취한다! 왕뽕(?)에 취한다!!!!

    날이 갈수록 성장하는(?) 그분이군요ㄷㄷㄷ
  • 연성재거사 2016/07/19 17:33 #

    조선 왕들이 한 자존심 합니다만, 저렇게 자기과시욕이 강한 걸 보면 참..........-_-;;;;;
  • asianote 2016/07/19 11:44 #

    불법을 숭상하는 군왕이셨죠. (의미불명)
  • 연성재거사 2016/07/19 17:31 #

    여러모로 불자인 분이셨죠. (의미불명)
  • 산중암자 2016/07/19 18:28 #

    - 저 말을 했을 당시 이미 저승에 있었을 할아버지가 혈압올라서 또 저승갈 소리를 하고 있었군요.

    ..........아니 그전에 할아버지한테 죽을때까지 두들겨 맞을 짓만 골라서 하긴 했지만...-_-;;;;
  • 연성재거사 2016/07/20 20:54 #

    할아버지와 아버지, 형이 구상하던 체계를 엄청나게 망쳐놓은 것을 생각하면 참..........ㅡㅡ+
※ 로그인 사용자만 덧글을 남길 수 있습니다.


유사역사학 엄금

mouseblock

<META http-equiv="imagetoolbar" content="n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