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후기 왕실의 영유아 사망률과 관련된 간단한 생각 by 연성재거사

조선 후기와 전기의 차이 중에서 크게 나타나는 것 가운데 하나가 왕실의 영유아 사망률이다. 조선 전기에 비하면 조선 후기는 정말 왕실의 손이 귀한데, 이렇게 된 데는 영유아 사망률이 한 몫 했다. 세종과 철종의 자녀 수, 그리고 그 중에서 살아남은 숫자를 비교해 보길 바란다 전근대 시기, 영유아 사망률은 기본적으로 위생상태와 관련이 높다. 조선시기 내내 왕실의 기본적인 위생인식은 큰 변화가 없었던 것으로 보이지만, 의외로 사소한 차이에서 위생상태의 차이가 만들어진다. 이런 차이가 어디서 왔는지 생각하다가 소재가 떠올라 앨런비님과 로자노프님하고 얘기를 좀 해 보았다.

내가 생각한 부분은 주거환경이었다. 조선 전기의 왕실이 상주하는 궁궐은 경복궁이고, 조선 후기 왕실이 상주하는 궁궐은 창덕궁이다.

한양도성을 그린 수선전도首善全圖. 파란색 원이 경복궁, 녹색 원이 창덕궁이 위치한 곳이다.

지도로 보면 산자락에서 둘 다 비슷하게 붙어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창덕궁이 도심 한복판에 자리잡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반면에 경복궁의 경우 창덕궁에 비해 육의전을 중심으로 한 당시 서울 번화가에서 상대적으로 거리가 떨어져 있다. 게다가 인왕산 및 북악산과 더 가깝다. 반면에 창덕궁은 지도에는 잘 표시 안되어 있지만 창덕궁-후원 방향으로 계속 넘어가면 바로 성균관이 나온다.

이게 뭔 대수인가 싶지만, 주된 식수원이 계곡물과 우물물(지하수)였다는 점, 그리고 오폐수가 어떻게 처리되는지를 감안하면 둘의 차이는 커진다. 게다가 조선은 분뇨를 농사에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나라이다. 이를 감안하고 보면, 경복궁이 위치한 장소가 창덕궁에 비하면 수질오염원이 훨씬 덜한 장소라는 얘기이다.
거기에 조선후기는 그 전에 비해 한양의 인구가 훨씬 많아진 시기이다. 그리고 여기서 흔한 패턴이 등장한다.

인프라가 제대로 구축되지 않은 상태에서

인구가 증가하면 위생상태는 하락 ㄳ 'ㅅ'

주변환경의 영향을 강하게 받는 창덕궁에 거주하는 왕실도 그 영향을 안 받을 수는 없었을 것이다. (창경궁은 창덕궁과 거의 붙어있고, 경희궁은 더 밑으로 내려온다는 것을 감안하면 다른 궁에서 거주한다고 해서 수질이 더 좋아질 가능성은 별로 없어 보인다) 그리고 위생상태가 나빠지면 영유아 사망률은 자동으로 증가한다.(...)

내 의학지식이 짧고 양쪽의 수질을 검사한 객관적 결과로 얘기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하나의 추측성에 불과하다. (사실, 오늘날 검사한다고 해도 무의미한게 도시환경이 전혀 달라졌다. ㅡ.ㅡ) 하지만 조선 전기와 비교하면 이상할 치 만큼 높아진 영유아사망률에 대한 하나의 '가설'은 될 수 있지 않나 싶다.

덧: 사실 조선 후기 왕실의 손이 귀한 것은 높은 영유아 사망률도 있지만, 애당초 출산되는 숫자가 적은 것도 있다. 철종은 자식을 많이 낳았지만 다 죽어났다(...) 조선 전기와 비교해 보면 왕의 후궁 숫자 및 출산되는 자녀의 숫자 모두 압도적으로 적다. 왕과 세자의 혼인이 정치구도와 엮이는 것을 감안하면 정치구도의 변화가 한 요인일 수도 있겠는데, 이 부분은 좀 더 파 봐야 할 것 같다.
덧2: 엄청난 영유아 사망률을 감안하면 83세에 사망한 영조英祖(1694~1776)의 장수는 실로 대단한 것인데, 소식하고 채식을 즐겼던 식습관도 있지만 오미자차五味子茶를 즐겨 마셨던 것도 이유 중 하나가 될 것 같다. 차나 술로 만드는 과정에서 물에 섞인 세균이 많이 죽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선은 중국처럼 차문화가 발달하지는 않았으니..........▶◀

그리고 현대인들은 커피를 마시.......미친놈아 고만 좀 해!

덧글

  • 로자노프 2015/06/08 12:41 #

    확실히 현재로써는 물의 문제가 가장 유력할 듯 싶습니다. 오염된 물 때문에 사람이 죽거나 하는 일이 제3세계 권에서는 아직 흔하니까요. 그 점을 감안하면...

    여담: 다만 영조가 즐겼다는 오미자차는 웬지 오마자차라 쓰고 술로 읽어야 되는거 아니냐는 말도 있긴 하죠.. 당대부터 제기된 의혹.
  • 연성재거사 2015/06/08 15:31 #

    밑에 달린 댓글에서도 얘기되었는데, 인구 증가로 인한 위생상태 악화의 영향이 적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여담: 차로 만들건 술로 만들건, 물에 있는 균은 많이 죽습니다. 이래저래 영조가 오래 살 식습관을 가진 것 같습니다. ㄱ-
  • 별바라기 2015/06/08 13:01 #

    그래서 고대 로마는 수도시설에 투자를......

    여담이지만, 조선 말기 일본인들이 부산으로 건너오면서, 집중적으로 투자했던 시설중 하나가 바로 수도 시설이었죠. 처음에는 구덕산에서 내려오는 구덕천을 이용해서 구덕수원지를 조성하고, 나중에는 동천의 상류를 이용하여 성지곡수원지도 조성했었죠.

    해방 이후에도 부산시민들의 주요 상수원으로 쓰이다가, 동부산에는 회동수원지가 조성되고, 낙동강에 물금취수장이 완공되면서, 그대로 공원화되었지요.

  • NET진보 2015/06/08 14:33 #

    마산에도 일제가 30년대 상수원으로쓰다가
    해당후..80년대중반 .칠서정수장이 들어서기까지..쓰던
    상수도시설,저류지 시설이잇죠.... https://www.youtube.com/watch?v=RiUfdjlJVeE
  • 연성재거사 2015/06/08 15:35 #

    별바라기/ 로마 애들은 건축덕후들이니 넘어가고(......)

    수도시설도 그렇고 일본애들이 만들어 놓은 것을 그대로 쓴게 적지 않죠. (물론 이게 식민지근대화론이나 식민지긍정론이 될 수 없다는 건 당연하고......)

    NET진보/ 해방 직후도 그렇고 시간이 어느 정도 흐르기 전까지 적지 않은 시설이 그랬습니다.
  • kiekie 2015/06/08 16:06 #

    로마 사람들이 생활용수 관리를 참 잘 했죠. 있는 집들은 집에 개인 수도관으로 물을 끌어오고, 서민들도 분수형으로 솟아나는 수원에서 물을 떠올 수 있었으니까요. 그런데 하필 그 수도관을 납으로 만들어서 납중독;; 의 위험을 감수할 수밖에 없었다는 게 아쉽죠. 그래도 오염된 수원보다는 깨끗한 물을 계속 도시로 끌어왔던 로마 사람들의 생활이 훨씬 위생적으로 보이네요:-)
  • NET진보 2015/06/08 14:38 #

    조신시대 당시 거리의 인분 기생충 관련 기사를 보면..

    .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210102105475&code=960201
    대부분의 개천이나 주수원이던 한강ㅇ;니
    지하수의 기생충오염에 위생상태에 대해서 유츄하실수잇다고봅니다.

    더욱이 인분이나 분뇨를 재배에 퇴비로이용햇다라는것을 감안하면....
  • 연성재거사 2015/06/08 15:36 #

    문제는 그게 지하수에 영향을 미친다는 겁니다. 왕실은 주로 우물물을 먹었는데, 우물물이 주변 토양의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감안하면.......-_-;
  • NET진보 2015/06/08 16:35 #

    연성재거사 / 왕실은 대부분 업자를 통해 배출햇다라는것을 참조하면.... 뭐 그렇다고할지로도 진상되는 농식물이나.... 백성들의지하수오염에 영향이 업지는 않앗겟죠.. 요즘처럼 깊게관정을ㅎ파는 형태도 아니니;;;
  • 까마귀옹 2015/06/08 14:47 #

    1. 보충해보면 성균관과 거의 같은 위치에 반촌도 있지요. 거기에서 나오는 각종 오폐수도 무시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2. 아마 현대에도, 지하수라면 그 차이가 많이 줄지만 경복궁 지역이 좀 더 좋을 것이라고 봅니다. 경복궁 북쪽, 특히 북악산 지역은 군사지역으로 묶인데 반해 창덕궁 인근은 주택가가 꽤 늘었거든요.
  • 연성재거사 2015/06/08 15:39 #

    1. 지하수를 통해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쳤을 것입니다.

    2. 그것 말고 경복궁이 인왕산 자락에 더 가깝게 위치해서 상대적으로 깨끗한 계곡물을 얻기 더 용이하다는 것, 조선 전기 한양의 인구밀도가 후기처럼 높지 않았다는 것을 감안하면 여러모로 조선 전기 경복궁의 수질이 후기 창덕궁의 수질보다 더 좋았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어쩌면 대원군이 물맛 좋은데로 다시 가자고 경복궁을 중건했을지도요.......(그럴리가 -_-;)
  • 연성재거사 2015/06/08 15:39 #

    ㅋㅇㅍ/

    조선까에 쓰일 소재 나오니 어김없이 꼬이네. 여기는 그딴거 상대 안하니 꺼지셈 ㄳ 'ㅅ'
  • 홍차도둑 2015/06/08 15:40 #

    경복궁에서 멀지 않은 지금은 '윤동주 공원'인가로 바뀐 자하문 근처에서 살았었습니다. 그 근처에 약수터만 해도 몇군데였는지...
    지금은 그 당시 있었던 '청운아파트'가 완전 철거되고 해서 그쪽 약수터로 넘어갈수는 없지만 관련해서 개천들(이른바 청계천 원류도 청운동 부근에 있었지요)이라던가 그런것의 깨끗함을 1970-80년대에 본지라...수원에 대해서는 꽤 유력한 가설이라 생각합니다.
  • 연성재거사 2015/06/08 23:57 #

    하지만 결정적인 증거가 될 수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어차피 오늘날 수도 검사를 해도 옛날하고는 환경이 다 달라졌으니........ㅡ.,ㅡ
  • 레이오트 2015/06/08 15:53 #

    한국은 세계에서 보기 드물 정도로 물 자체의 질이 엄청 좋은데다가 유교문화의 영향으로 차와 관련된 문화가 발달하지 못한거라고 하는군요.
  • kiekie 2015/06/08 16:07 #

    물이 너무 좋아도 단점이 있네요 ㅋㅋ
  • 홍차도둑 2015/06/08 16:36 #

    유럽 여행 다녀온 뒤 한국에서 수돗물 마시면...설탕 안탔는데도. 자연수가 아닌데도 단맛이 나더군요. 차 좋아하는 저이지만 진짜 한국 물 좋다는거 풍문으로 듣다가 실제로 느껴보니...와아...싶었습니다. 유럽가면 늘 물을 먹으면서 물 안애 무기질이 느껴졌거든요 ㅠㅠ
  • NET진보 2015/06/08 16:38 #

    레이오트 / 고려시대네는 귀족문화?! 불교영향으로 차문화가 발달하기도했으나....
    조선조들어오면차 차문화도 쇠퇴하죠......뭐 곡물차나 대용식물차 등이... 나오기시작한것도 조선조로 생각하시면됩니다.

    조선왕조실록을보면 해당항목이 나오기도합니다.
  • 나인테일 2015/06/08 17:48 #

    북경에서 물이 너무 맛이 없어서 인천 도착하자마자 들이킨 삼다수 맛이 아주 그냥 KIA~
  • 연성재거사 2015/06/09 00:02 #

    레이오트/ 조선 후기 차 문화가 약간 발달은 합니다만, 중국에 비하면야 뭐.........

    kiekie/ 사실 술같은 음료가 발달하는 것도 물이 맛없다는 것과 관련이 깊은 경우가 많습니다........ㄱ-

    홍차도둑, 나인테일/ 물맛은 모르겠는데, 일본에 수학여행을 갔을 때 물갈이를 하느라 첫 2~3일은 배앓이를 했던 기억이 아직 생생합니다. ㅡ.ㅡ

    NET진보/ 뭐 차문화에 관심 있는 분들은 찾으시겠는데, 전 거기까진 귀찮아서......(퍽)
  • 위장효과 2015/06/08 18:42 #

    조선 후기 수도권 인구 집중의 계기가 된 게 여러가지 있겠지만 그 중에서 하필 경신대기근이라는 초유의 대재해가 있었다는 게 참...

    청계천도 원래 만든 목적이 도심 오폐수 배수 기능이었으니, 청계천하고 가까운 것도 문제였을 듯 싶습니다.

    게다가 반촌은 도심내에서 도축이 허용된 유일한 지역...역시나 문제가 될 수 있죠.
  • 연성재거사 2015/06/08 23:59 #

    솔직히 풍경을 생각하면 창덕궁 쪽이 좋긴 한데, 위생을 생각하면...........-_-;
  • 물의백작 2015/06/08 20:42 #

    전근대적인 체제 내에서의 성장이 갖는 한계점까지 이르른 결과라고도 볼 수 있겠군요. 경복궁을 이르게 재건했다면 좀 덜했으려나요.
  • 연성재거사 2015/06/08 23:58 #

    어쩌면 흥선군이 그걸 알고 기를 쓰고 경복궁을 재건하려고 들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먼산)
  • 존다리안 2015/06/09 12:25 #

    어떻게 로마제국 시대보다도 그 후세들이 못한 게 한둘이 아닌 건지....

    독한 포도주 (알콜!)와 뜨거운 물로 기구소독하고 견인방식으로 뼈맞추고 의지,의족만들던
    로마시대 의사들이 후세대의 퇴보를 보면 뭐라
    생각할지...
  • 연성재거사 2015/06/09 12:59 #

    로마애들 과학 기술이야 뭐.........
  • 위장효과 2015/06/09 15:24 #

    그나마 그게 동로마쪽으로는 계속 이어지긴 했는데, 이쪽도 십자군 크리에 제국 멸망 크리 먹으면서 다 흩어져버리고 말았죠.

    콘스탄티노플의 대형 병원들은 소독용으로 식초(!!!)를 썼습니다=>주요 소독제가 아닐 뿐이지 아세트산은 요즘도 소독용으로 쓰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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