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해낼 수 있는 일이 아니다 by 연성재거사

우습군... 로리별바라기 님의 글에서 트랙백

子貢曰 "我不欲人之加諸我也, 吾亦欲無加諸人" 子曰 "賜也, 非爾所及也."
자공이 말하였다. "저는 남이 저에게 해로운 짓을 하기를 바라지 않거니와, 저도 남에게 해로운 짓을 하지 않으려 합니다."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사야, 네가 해낼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논어論語』 《공야장公冶長》)

여기서 자공이 한 말은 『논어』를 통틀어 공자가 계속 강조하는 서恕의 정신-'내가 원하지 않는 것을 남에게 하지 않는다'[己所勿欲, 勿施於人]을 다른 말로 나타낸 것이다. 그런데 이에 대해서 공자는 자공에서 "네가 해낼 수 있는 일이 아니다"라고 했다. 왜일까?
인간은 감성을 가진 동물이다. 이 감성은 이기심을 포함하는데, 이 감정이 서恕를 방해하는데 작용하기도 한다. 이기심 때문에 작용하는 보상심리가 있기 때문이다.
이 보상심리는 의외로 무섭게 작용한다. 가령 이런 식이다. 

-그간 나도 당해왔으니 아랫것들한테 하면 뭐 어때. (집단에서 부조리가 끊어지지 않고 계속되는 심리가 여기 있다)
-내가 낸 돈이 있는데 이 대접을 받아야 되느냐. (이게 심하게 표현되면 "갑질"이 된다)

트랙백한 원 글에서 다루어진 경우라면......

-내가 이 개고생해서 버는 게 얼마지?→이 돈 받으면서 왜 이걸 겪어야 돼?→근데 얜 또 왜 이렇게 말을 안 들어!

......식이지 않았나 싶다.(...)

사실 자신이 잘못된 대우를 받고 있다고 해서 다른 사람에게 부당하게 대우해서는 안된다는 것이 맞는 말이긴 하다. 하지만 인간의 본성 중 하나가 이기심이고, 이기심에서 보상심리가 나온다. 이 고리를 끊기가 말처럼 쉽지 않다. 자공이 말은 그렇게 했지만, 자공은 공자의 제자들 중에서도 권력과 이재를 추구하는 성향이 강한 제자였다. 이런 사람들은 자신의 손익관계에 철저하고, 자신이 손해를 본 일은 절대 잊지 않고 어떻게든 보상을 받으려든다. 그렇기에 공자가 자공에게 "그건 네가 해낼 수 있는 일이 아니다"라고 말한 것이다.

열악한 감성노동자들의 근무 현실이 문제가 있고, 이런 현실은 "먹기 살기 위해서"라는 이유를 제외하면 참아야 할 당위성도 없다. 인간의 이기심과 보상심리를 아주 없애는 것이 불가능하다면, 어느 정도 서로의 이해를 조정하고 욕구를 만족해 주어 답을 찾는 것이 문제해결의 방법 중 하나이다. 하지만 그것이 5살도 안된 어린이에게 폭행을 가한 것을 이해시키는 것은 절대 아니다. 그런 소리를 할 거면 자식을 폭행해 대는 부모의 행동이 "삶이 팍팍해서 스트레스 받으니까" 이해되는지부터 얘기해 보시길 바란다. 

덧글

  • 위장효과 2015/01/15 20:31 #

    갑질이니 뭐니 하는 것도 결국 기저에 깔린 심리는 대동소이죠. 그리고 그거 타파하는 게 어렵다는 걸 이미 2600년전에 중니께서 간파하셨고.
  • 연성재거사 2015/01/15 21:44 #

    공자 뿐만 아니라 춘추시대 사상가들이 인간의 심리에 대해 참 많은 걸 관찰하고 파악했죠.
  • 별바라기 2015/01/15 20:46 #

    어느 정도 서로의 이해를 조정하고 욕구를 만족해 주어 답을 찾는 것이 문제해결의 방법 중 하나이다.

    ->가장 좋은 해결방안은 임금 인상 등의 근로 환경 개선과 보육교사의 자질 강화 정도겠죠. (말씀하시는 가장 근본적인 보상심리도 바로 이것일테고...)

    PS)그나저나 로리바라기라니요!!
  • 연성재거사 2015/01/15 21:43 #

    일단 근로환경과 보육교사의 자질 개선이 되지 않으면 이런 일은 계속되지 않을 까 싶습니다. 솔직히 이번 건이 워낙 크게 소리가 나서 그렇지 이전부터 보육교사의 아이들 폭행 뉴스는 계속 나왔으니까요. ㅡ.ㅡ

    p.s: 틀린 소리 아니잖습니까? (너도 마찬가지야!)
  • 대한제국 시위대 2015/01/15 20:56 #

    좀 다른 이야기지만... 편의점 아르바이트가 시급이 짠 이이유가 다른 이유도 있지만 본사가 뜯어가는게 많거든요. 하루에 140 번다고 하면 한달에 3000은 버는데, 관리비다 뭐다 해서 점장에게 들어가는게 얼마 안되죠.

    이것에 대해 점주가 착취한다느니 어쩌느니 하는데,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점주들 조지자는 소리는 현실을 모르고 하는 헛소리죠. 본사가 뜯어가는거 줄여서 점주들 배부르게 해준 다음에 최저시급 어쩌고저쩌고 해야지... 최저시급만 문제삼는건 점주하고 알바 모두 죽잔 소리밖에 안됩니다.

    근본원인을 해결하고 문제점을 고쳐야지... 뭐 사회 돌아가는거 보면... 쩝쩝.
  • 연성재거사 2015/01/15 21:41 #

    근데 편의점 뿐 아니라 프렌차이즈 점이 그런 식으로 뜯어가는 돈이 기본적으로 너무 많습니다. 이걸 어떻게 하지 않으면 점주하고 거기서 일하는 알바들 문제는 절대 답이 안 나옵니다. -_-;
  • 별바라기 2015/01/15 21:43 #

    매달 상납금 명목으로 빠져나가고, 물건 발주비용, 그리고 초기 본사의 자금 도움이라도 받으면 또 빠져나가고, 결국 남는건 얼마 안남죠.

    그렇다고, 계약기간을 못채우고 계약을 포기하면 또 돈을 물어야 한다던가? (....)
  • 연성재거사 2015/01/15 21:46 #

    별바라기/ 상납금에, 관리비에, 경우에 따라서 인테리어 비용까지 참 다양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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