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상의원' 감상 후기(약간 스포 있음) by 연성재거사

지난 주 금요일에 보고 왔는데, 그전에 이것저것 쓰는 게 많아서 이제서야 후기를 쓰는군요.(...)

주연 여배우에 대XXX XX대님 하앜대는 소리가 여기까지 들린다.(야!)

감상을 쓰다 보니 스포를 하나도 안 할 수는 없는데, 그래도 최대한 안하면서 후기를 써 보자면.........

(1) 영조(유연석) 분장을 꽤 잘 했다.

* 퓨전사극으로 만든 영화여서 영화 내내 왕이 누구인지 자막도 안 뜨고 해설도 안나오는데, 영화를 보다 보면 유추가 됩니다. 형의 뒤를 이어 왕이 되었다고 하고, 무수리 출신에게서 태어났다고 하는 등........
영조 어진 하면 사람들이 흔히 나이 들었을 때 그린 어진을 생각하는데, 22세 연잉군 시절에 그린 초상도 남아 있습니다.

-영조가 22세 연잉군 시절 그린 초상. 1954년 12월 26일 어진과 다른 유물들이 보존되어 있던 부산 관재청 창고가 부산 용두동 대화재 때 불이 나면서 그곳에 보관되어 있었던 수많은 어진들이 타버렸는데, 그 때 살아남은 몇 안되는 어진들 중 하나입니다.

곤룡포를 입었다 뿐이지, 분장하고 나온 배우가 주는 이미지가 젊은 시절 초상이 주는 이미지하고 상당히 비슷했습니다. 물론 영조와 경종, 정성왕후 서씨와의 관계는 픽션이 상당히 가미가 된 것입니다. ㄱ-
※ 정성왕후와의 사이가 안 좋게 그려진 이유가 경종 가례 때 덤으로 혼인하게 되면서 그런 것으로 그려졌는데, 경종이 단의왕후 심씨와 가례를 올린 것은 1696년이고, 영조가 정성왕후와 가례를 올린 것은 1704년입니다. 영화속 설정대로 하기에는 시간이 너무 떨어져 있습니다.(...) 영조가 정성왕후와의 사이가 안 좋았다는 이야기도 있는데, 그건 경종 때문이 아닙니다. 혼인 첫날 밤 연잉군이 그녀의 손을 보고는 왜 이리 곱냐고 물어보자 "고생을 안한 덕에 손에 물을 묻히지 않아 그리하였다"라고 대답하자 연잉군이 자신의 어머니인 숙빈 최씨를 깔본 것으로 간주하고 이후로 찾지 않았다고 하는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실제 역사상으로 봤을 때 영조와 정성왕후는 사이에서 자식이 태어나지 않아서 그렇지 부부관계가 나쁘지는 않았습니다. 정성왕후가 죽은 뒤 영조가 친히 행록을 짓고 명정銘旌과 함께 재궁(관)에 상上자를 쓸 정도였으니까요.

(2) 영화 '명량' 보다는 스토리 구성이 좋다

'명량'은 배설이 거북선에 불을 지르고 튀는 설정을 해 놓아서 실제 역사와도 다르면서 재미도 감동도 없는 얘기그리고 이어진 고소미를 만들어 놓았는데, 그것보다는 스토리 구성이 흥미있게 그려졌습니다. 경종에 대한 영조의 콤플렉스가 두드러지게 그려진 것이 흥미롭더군요.
※ 정성왕후 서씨의 자리를 둘러싼 후궁과의 대결은 어디까지나 영화 설정입니다. 실제로 장희빈의 사례를 겪고 난 뒤 조선왕조는 후궁 중에서 왕비를 선택하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정성왕후가 죽었을 때 사도세자의 생모인 영빈 이씨가 살아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영조가 새로 왕비를 간택(정순왕후 김씨)한 것입니다.

(3) 궁중의 법도가 유교적 허례에 너무 많이 맞춰진 느낌인데, 실제 영조가 강조한 기강은 검약이었습니다. 그래서 쌀 낭비 하지 말라고 금주령도 내릴 정도였으니........영조가 부활하면 이것 때문에 싫어할 사람이 많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나는 술을 안 좋아하니 상관 없지만

의복과 관련해서는 뭐라고 얘기를 안 하겠습니다. 제가 복식사 같은 것에 별로 관심이 없는 통에 딱히 흥미가 가지 않았고, 불민한 탓에 이쪽에 아는 것도 그렇게 많질 않기 때문입니다. (각혈) 사실 이런 복식사 얘기 나오면 푸X화X 님을 쳐다봅니다만......☞☜

뭐 퓨전사극이라는 게 그렇고 그런 얘기가 나오긴 합니다만, 재미상으로 봤을 때 전쟁사에 관심 있는 사람 아니면 '명량'보다는 '상의원'에 더 스토리와 흥미 면에서 점수를 더 줄 것 같습니다.

물론 저는 '상의원' 보다 내년 2월부터 방영된다는 '징비록'에 더 관심이 갑니다만.......

덧글

  • 로자노프 2015/01/06 22:50 #

    근데 사실 사이 안 좋다는 말 안 나오기가 그런게 정성왕후 죽던 날의 영조 행보를 보면 이게 참................ 뭐라고 할 말이 없는 수준이거든요.... 학자들도 비슷한 의견인 것 같고요.
  • 연성재거사 2015/01/06 22:57 #

    영조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드는 생각이 사람을 사랑하더라도, 어떻게 사랑해야 하는지를 몰랐다고 생각합니다. 가족관계-특히 아들-에서 특히 두드러지게 나타났다는 느낌이 듭니다.
  • 위장효과 2015/01/06 23:10 #

    워낙 사람에 대한 호불호 표현이 격렬했던 인물이니 말입니다...
  • 연성재거사 2015/01/07 12:10 #

    위장효과/ 조선 왕들 가운데 호불호 표현이 격렬하게 나온 왕들이 많은데, 영조는 이게 참........ㅡ.,ㅡ
  • 위장효과 2015/01/06 23:38 #

    1) 영조 역이라...영조의 실제 나이순으로 배치해본다면 동이에서의 이형석군부터 해서 마지막 장면의 이선호, 그 다음 연배가 조민기-여기는 유준상 주연의 어사 박문수에서 영조역-라든가 전국환, 한석규등등 연기력 한가닥 하는 인물들에 임오화변 관련해서라면 얏옹순재옹에 박근형에 김성겸에 김성원...이분들이 각각 사도세자와 대립하는 연기들 비교하는것도 진짜 쏠쏠했습니다. 특히나 김성겸씨(개백수 하늘아하늘아)와 김성원씨(마봉춘 조선왕조 오백년 시리즈)는 바로 동시기 양대방송국에서 각각 영조역을 맡았죠. 그리고 마봉춘 사도세자와 개백수 혜경궁은 그후 실제로 부부가 됐다는 야그가...(진짜임!!!!! 그 이후 마봉춘 사도세자는 한국사의 굵직한 군주, 특히 창업군주역은 다 맡았다고 전해옵니다...)

    2) 어느 분 하앜대는 소리는 여기서도 들었음!!!(도주)

    3) 쌀낭비도 그렇지만-정작 손자는 애연가에 애주가. 맘에 드는 선비한테 삼중소주를 특제 필통에 가득 담아서 원샷!!! 시키기라든가, 특별히 초계문신들 불러다가 위로한다면서 몽땅다 꽐라 만들어 기절시키는 게 취미였다니- 무려 한 번 입은 용포를 빨아서 다시 입고 재질도 비단이 아닌 무명을 사용하게 한데다가 수라상 반찬도 대폭 줄이고 "저 푸른 초원위에"를 실현한 인물이니... 상의원에 저런 인간이 들어왔으면 격노해서 (성질 ㅈㄹ 같은 건 아버지때부터 시작, 본인을 거쳐 아들-손자까지 이어졌으니 뭐...) 두들겨팬 뒤 쫓아냈을 가능성이 매우 크지요. 질투고 뭐고 자시고 간에.
  • 연성재거사 2015/01/07 12:26 #

    1) 개인적으로는 생김새도 닮으면서 성질 비슷한 연기를 잘 하는 사람 골랐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2) 일단 예쁘면 장땡으로 밝히는 분이잖습니까. ㅋㅋㅋ(같이 갑시다)

    3) 일단 영조의 눈치를 봐서라도 신하들이 저런 사람을 궁에 끌어들일 가능성이 없죠. ㅡ.ㅡ
  • Masan_Gull 2015/01/07 01:10 #

    징비록에서는 아마 또 원균명장설이 튀어나와서 씹고 뜯고 맛보며 즐기는 카니발이 펼쳐지지 않을런지...(먼산)
  • 연성재거사 2015/01/07 12:08 #

    그땐 그나마 정도전 덕분에 살아난 정통사극 다 죽어버립니다.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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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사역사학 엄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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